스펜서로 다시 우리 곁에 돌아온 다이애나
장르 : 드라마, 전기, 실화
감독 : 파블로 라라인
주연 : 크리스틴 스튜어트 (다이애나 스펜서 역)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높은 싱크로율 연기
전 세계 26개 여우주연상 수상.
다이애나 일대기에 대한 영화는 몇 편 되지만,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연기가 실제 다이애나와의 이미지와 싱크로율이 높았다고 평가받는 것 같다.
지금까지도 당신이 그립습니다.
아마도 다이애나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을 것 같다.
그녀의 이미지 자체가 여러모로 매력적이고, 이타적인 분이셨고, 훌륭하신 분이셨다고 생각한다.
살짝 수줍어하는 듯한 그 모습은 고귀한 그녀의 혈통과는 약간 어울리지 않지만,
그런 점이 더 그녀의 독특한 향기로움처럼 느껴진다.
그 당시 그녀의 사망 소식을 듣고, 슬픔에 빠졌던 영국 국민들이 충분히 이해가 간다.
영국 국민이 아닌 나도 이렇게 한참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새삼 이렇게 슬픈데 말이다.
아마도 전 세계인들이 그 당시 그녀의 죽음을 안타까워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너무나 젊은 나이에 의문의 사고사를 당했기에, 지금까지 그녀의 죽음에 많은 의혹을 품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아무래도 내가 너무 과몰입이 된 것 같다.
영화 자체는 무덤덤하게 봤는 것 같고, 별로 슬픈 내용이 없었는데,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유튜브에서 그녀의 동영상을 보기가 꺼려졌다.
어린 왕자들과 행복하게 있는 그녀를 보면 마음이 너무 아파와서 괜히 눈물이 나곤 했다. 정말 상황에 맞지 않게,
한동안 그랬는데 지금 리뷰를 작성하면서 또 그런 현상이 나타난다.
마치 그녀의 슬픔이 내게 전달된 듯 이상하다. 마치 빙의된 것처럼, 그 영혼의 슬픔이 느껴지는 듯하다.
스펜서 줄거리
영국 왕실의 전통에 숨 막혀하다
영화 속 배경은 1991년 크리스마스 시즌.
다이애나는 혼자서 차를 몰고 궁으로 찾아간다. 지도를 열심히 보지만, 나는 누구, 여기는 어디?
헤매다가 겨우 늦게 도착한 다이애나를 마치 학교 교문 앞을 지키는 선생님 같은 포스로 쳐다보는 관리인은 저울을 가리킨다. 자기는 본래 몸무게를 재지 않았다며 어차피 절반은 장신구라며 난색을 표한다.
여왕 폐하께서도 좀 전에 재고 가셨다며, 한 사람도 빼놓지 말고 재라는 지시를 내리셨다고 한다.
전통에는 예외가 없다고 하셨다고, 이에 다이애나는 포기하고 저울에 앉는다.
크리스마스를 즐겁게 보낸 증거로 1847년 앨버트 대공 때부터 시작한 영국 왕실의 전통이란다.
재미로 시작했다지만 다이애나는 열받은 것처럼 보인다.
재미로 시작된 전통이 상황에 따라 불편하면 융통성 있게 적용해도 될 텐데, 너무 경직되어 있는 듯한 분위기다.
몸무게를 재는 도중에 계단을 내려오는 아들을 보자, 벌떡 일어나 아들에게 가서 키스를 한다.
왜 늦었냐는 아들의 질문에 손톱으로 고장 난 트랙터를 수리해 주다가 늦었다고 말하고,
아들은 올해도 침실이 춥다며, 그게 재미고 전통이라고 한다고 한다. 난방도 제대로 할 수 없는 분위기, 아들들은 추워한다.
다이애나는 이런 전통을 못마땅해한다. 추운 것도 재미로 느껴야 하는 전통.
외부로 받는 스트레스가 필터링되는 위치에 계시는 분들은 이렇게 자체 생산을 하시는 듯하다.
영화 초반부터 다이애나가 영국 왕실의 전통에 숨 막혀하는 느낌이 강하게 밀려왔다.
화장실에서 눈물을 흘리며 정서가 불안정해 보이는 그녀.
'3일만 참는 거야' 이렇게 혼자서 다짐을 하는 그녀,
그렇게 힘들었었구나, 난 이 영화를 보기 전에 본래는 별로 개인적으로 다이애나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가지지는 않았는데, 이 영화를 보면서 그녀의 심리상태에 놀랐었고, 왜 그녀가 그렇게 힘들어했는지에 대해 의구심과 탐구심을 가지고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복도에서 매기를 보고 좋아하는 다이애나, 매기 역시 상당한 친밀감을 표시하고, 둘은 아주 친한 사이이고, 메기에게 많이 의지를 하는 것으로 영화 속에서 묘사되고 있다. 매기는 그녀의 시중을 드는 사람이다.
나는 느림보 꼴찌
얘들한테 난 항상 꼴찌였고, 남들보다 느렸다고 얘기하는 다이애나,
대개의 경우 진짜 잘나지도 못한 것들이 자신의 단점은 숨기려고 하고, 없는 장점까지 거짓으로 내세우며 잘난 척하는데, 그녀는 너무 솔직하다. 그런 점이 그녀의 또 다른 아름다움이다.
남편의 외도에 괴로워하다
그 여자가 자기 거랑 같은 진주 목걸이하고 있었다고 일하는 사람 앞에 넋두리를 늘어놓고, 공허해 보이고, 행복해 보이지 않고, 어쩔 수 없이 상황에 끼어 있는 듯한 그녀의 모습.
헨리 8세의 두 번째 부인 앤 볼린을 자신과 동일시하는 듯한 영화 속 장면.
앤 볼린 역시 남편의 바람기로 어린 딸을 두고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져야 했지.
씨만 뿌리고 떠나는 게 왕실 남자들 특기죠. 영화 속 다이애나의 말.
다이애나는 이미 영국 왕실에 대해 신물이 나 있었고, 자신의 남편에게도 정 떨어져 있었던 것 같다.
그녀는 사실 남편의 불륜 때문에 상당히 스트레스를 받았고, 그 불륜은 더구나 결혼 전부터 시작되어온 것이었다.
전하께서 변하셔야 해요
다이애나는 자신은 정말 오기 싫었다고, 메기에게 하소연한다.
왕실은 앞으로도 변하지 않으니 전하께서 변하셔야 한다며, 위로 아닌 위로를 한다.
그래도 전하는 아름답고, 그것만은 지키라는 메기의 말에 다이애나는 "그런 것은 껍데기에 불과해"라고 한다.
하지만 사실 우리는 겉으로 보이는 것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지 않는가?
영화 속의 그녀를 봤을 때 피해망상증과 편집증 같은 것이 있었던 것 같다. 그 무렵 그녀가 미쳤다는 소문도 있었던 것 같다. 어쨌든 그녀로서는 버틸 때까지 버틴 시점이었던 것 같다.
그녀는 억압과 강요를 견딜 수 없는 자유 영혼이다.
엄격하고 숨 막히는 그 속에서 외로웠고, 마음을 터놓고 대화할 상대가 필요했다. 자신을 돌봐주는 메기에게 그렇게 집착하는 그녀를 보고 너무 안쓰러웠다. 불행해 보였다. 실제로는 더 했을 듯하다.
이방인과 같은 다이애나
어디든 규율과 지켜야 할 규칙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영화 속 다이애나가 속한 저 울타리는 너무 그녀에게 맞지 않는 틀을 강조하는 느낌이다. 밑에 관리인에게서 조차 시간을 잘 지켜달라는 소리를 들어야 하고, 이건 왕가의 명령이라고, 마치 윽박지르고, 재촉하는 행동은 마치 그녀를 이방인과 같은 느낌이 들도록 한다.
이미 자체적 인내심에 한계를 넘어선 그녀는 먹은 것을 다시 토해내거나, 자해를 하는 장면도 있었다.
아들도 그런 그녀의 불안전함을 이미 눈치채고 엄마에게 말한다.
마음을 잠시만 꺼두고, 식사가 끝날 때까지 아무런 생각도 하지 말라고 하는 아들. 나는 왜 이 장면에서 눈물이 나지.
마음속에 괴로움이 가득하고, 혼란스러울 때는 진지한 생각은 금물이다.
오히려 그런 진중함과 심각함이 우릴 더 미쳐버리게 만든다. 때로는 아주 단순해질 필요가 있다.
모든 걸 다 가진 듯 보이는 그녀가 외롭고 쓸쓸하고 공허해 보였다.
우린 모두 가까운 사람들에게서 더 상처받기 쉽고, 버려지기 쉽다는 걸, 그녀의 삶을 통해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다이애나, 당신의 무기는 당신 자신입니다.
전하의 무기는 전하 자신이에요. 자신을 무너뜨리지 마세요.
전하에게는 치료보다 사랑이 필요해요.
자신이 후세에 어떤 식으로 기록될지 궁금해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녀는 모른다. 자신이 이미 충분히 훌륭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인정받고 있는지.
꿩 사냥에서 총을 쏘기 싫어하는 아들 윌리엄 왕자를 위해, 사격하는 사냥터 한가운데로 가서 허수아비처럼 서 있으면서,
얘들을 부른다. 아이들이 내게 올 때까지 안 움직이겠다며, 차라리 자기를 쏘라고 한다. 얘들은 신나서 엄마에게 뛰어가고, 그들은 짐을 챙겨 그곳을 빠져나와 차에 올라탄다.
차 안에는 전하를 사랑하는 사람은 저뿐만이 아니라는 메기의 쪽지가 있고,
그들은 KFC에 가서 치킨을 포장해와서 공원에서 즐겁게 먹는 장면에서 영화가 끝이 난다.
실제로 다이애나는 이듬해인 1992년 남편인 찰스 3세와 공식 별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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